- 독일소설 <데미안>, 헤르만 헤세 -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데미안 : 1919년 오리지널 표지 디자인
저자 헤르만 헤세
역자 이순학
출판사 더스토리
출판일 2016.06.27
책소개 [알라딘 제공]
헤르만 헤세 소설.
헤르만 헤세가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판한 소설이다.
1차, 2차 세계 대전 이후 현대 독일 문학에서 ‘전쟁’과 ‘개인’의 관계를 치밀하게 제시한 선구적인 작품이다.
자아 찾기를 삶의 목표로 삼고 내면의 길을 지향하며, 현실과 대결하는 영혼의 모습을 치밀하게 그린다.
이 책은 1919년 헤르만 헤세가 ‘에밀 싱클레어’라는 이름으로 출판한 초판본 표지 디자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정체를 밝힌 이후, 1920년 판본부터 저자 이름을 헤르만 헤세로 바꿔서 출판했다.
1919년 <데미안> 초판본은 책 출판에 얽힌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긴 판본으로,
성장 소설의 고전인 <데미안>의 가치를 한층 더 높여줄 것이다.
데미안(초판본)(1919년 초판본 오리지널 표지 디자인)
COUPANG
www.coupang.com
나를 감싸던 세계가 무너졌다.
모든 혼돈한 공포가 나를 위협해 왔다.
세상에 존재하는 갖가지 위험이 나에게 맞서고 있었다.
.
데미안은 자극과 경고로, 조롱과 풍자로
나를 지금보다 자립적인 인간으로 만들려고 애썼을 것이다.
지금에서야 난 알았다.
인간에게 자아를 향해 나아가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다는 것을!
.
데미안의 얼굴은
어른이나 아이, 나이 들었거나 어리거나를 넘어서서
왠지 수천살쯤 되거나
시간을 초월한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고,
우리가 사는 곳과는
다른 시간대의 세계에서 온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
다른 아이들과는 완전히 판이한
데미안의 집중된 눈빛은
나에게는 무언가 경고를 느끼게 했고
내 마음 안에서 의심과 비판적인 생각이 생겨나도록 했다.
.
진짜 데미안은 이렇게 돌처럼 굳어 있고, 창백하고,
동물 같고, 아름답고, 차갑게 죽어 있지만
그 안은 비교할 수 없는 생명력으로 넘치는 사람이었다.
데미안의 주위를 둘러싼 절대적으로 고요한 이 공허,
이 정기와 별이 가득한 하늘, 그리고 고독한 죽음!
.
나는 외부 세계에는 아주 냉정한 태도를 취하며
온종일 나의 내부에 귀를 기울였다.
결국에는 가장 내면적인 곳에서 흐르고 있는
금기 같은 어두운 냇물 소리를 듣는 데 온 정신을 빼앗겼다.
.
긴 가로수 길 끝에서 나는 망설이듯 멈춰 서서
검은 나뭇잎을 쳐다보며
그것들이 바스러져 사라져 가는 축축한 냄새를
탐욕적으로 들이마셨다.
나의 내부에서 무엇인가가 그 냄새에 응답하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아, 인생의 무상함이란!
나는 오랫동안 혼자인 것을 두려워했고,
언제나 마음이 향했던
온화하고 수줍고 따뜻한 사랑에 대한 갈망이
엄습해 오는 것이 두려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
이제는 나도 사랑할 대상, 사모할 대상을 가졌다.
이상이 다시 살아났고
예감과 신비로운 비밀로 가득 찬 삶이
영롱하게 다시 시작되었다.
.
이 얼굴은 나에게 무엇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고,
나 자신 속에 존재하면서
나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렇게 늦게야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인지!
그것은 데미안의 얼굴이었다.
.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
무엇인가를 간절히 필요로 했던 사람이 그것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혹은 자기 자신의 소원과 필연이
그곳으로 자신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
그 모습은 이미 단지 나의 꿈속에서 존재하거나
종이 위에 그려진 초상으로서가 아니라
나의 내부에서 바라는 모습으로,
내 자신이 더 상승된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
나는 단지 그 어두운 거울 위에
몸을 눕히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이젠 완전히 데미안과 같은,
내 친구이자 지도자인 데미안과 같은 내 자신의 모습을
거기서 발견할 수 있었다.
데미안(초판본)(1919년 초판본 오리지널 표지 디자인)
COUPANG
www.coupang.com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책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소설] <환생 블루스>, 마이클 푸어 - "좋아. 망쳤으면 어때. 언제나 다음 생이 있는걸." (0) | 2021.02.10 |
---|---|
[일본소설] <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 "도마자와는 앞으로 좋은 동네가 될 것 같다." (0) | 2021.01.06 |
[스웨덴소설]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그가 가진 색깔의 전부였다." (0) | 2020.11.20 |
[국내소설]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 "완벽하게 파도를 탈 거야. 그 파도의 거품을 가져갈 거야." (0) | 2020.11.13 |
[국내소설] <빛의 과거>, 은희경 - "나는 그 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끝내는 만져보지 못한 빛이었다." (2) | 2020.10.29 |